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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넘이' 꼬불꼬불 해안선 따라 손에---
김명진 기자  |  khg3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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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8  14: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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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해넘이’ 560㎞ 꼬불꼬불 해안선 따라 손에 잡힐 듯 타는 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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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사흘 남았다. 붉게 물드는 노을을 바라보며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하기에 서해만 한 곳이 없다. 충남 태안은 묵은해를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560㎞에 가까운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해변이 30여개다. 안면도, 만리포, 몽산포, 꽃지해변같이 전통적으로 유명한 해변도 있고 학암포, 신두리처럼 최근 뜬 곳도 있다.

■ 이색적인 해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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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오염사고’로 생명력 넘치던 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습니다. 전국 123만명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얼룩까지 말끔히 지웠고, 이제 맑은 바다를 되찾았습니다.” 태안군청 신형철 팀장과 함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태배전망대’였다.

태안 북서쪽 끝에 있는 태배전망대로 오르는 산자락에는 원래 길이 없었다. 오염사고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의항리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비포장도로가 생겼다. 전망대는 의항해변에서 3㎞ 정도 떨어져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잔잔했다. 시선이 멈춘 곳은 하얀 파도가 눈부신 구름포해변이었다. 토박이들이 찾는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담하고 조용한 바다였다.

전망대 1층 유류피해전시관에는 끔찍했던 사고 당시 현장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신두리 사구, 학암포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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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마을을 지켜온 수호섬 칠뱅이(일곱개의 섬)와 뭇 섬들이 서쪽 바다에 포근히 안겨 있었다.

국내 최대 의모래언덕인 신두리 해안사구로 향했다. 200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사구는 빙하기 이후 1만5000년 동안 바위들이 깎여 바다로 들고나며 생긴 모래언덕이다. 마치 사막에 와 있는 듯했다.

억새밭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파도소리는 낮았다.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방풍 같은 식물과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같은 동식물이 산다고 한다.

■ 일몰이 멋진 바다

“전국에서 사진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학암포입니다. 태안 토박이들에게 해넘이가 가장 멋진 곳이 어디냐고 하면 모두들 학암포라고 할 걸요. 일몰 풍경이 아주 근사합니다.”

태안군청 박은서 해설사와 학암포로 들어서자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모래사장 폭이 100m쯤 될까. 탁 트인 해변에 거무튀튀한 바위들이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 30분은 더 남아 있는 시각. 높지 않은 파도가 밀려왔다. 사진 몇 장을 찍다가 신발이 젖었다.

학암포 입구에 있는 기다란 목을 가진 학 조형물 앞 의자에 앉았다. 학암포는 학이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안내판을 보니 조선시대에는 중국과 질그릇을 교역하던 무역항이었다고 적혀 있다. 소나무가 숲을 이룬 작은 섬(분점도)은 물이 빠지면 직접 건너갈 수도 있다고 했다.

사람 발길이 뜸하다는 구례포는 입구를 찾는 데 한참 걸렸다. 유명한 드라마 촬영지라고 했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너른 파도를 품고 사는 항구마을은 소박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수록 머릿속은 맑아졌다.

■ 입이 즐거운 먹거리천국

“태안읍에 있는 전통시장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을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허기진 배도 채울 겸 태안군청 이은주씨와 제철 별미를 찾아나섰다. 굴 물회와 간자미 회무침, 물텀뱅이탕, 게국지, 새조개 샤부샤부에 우럭젓국까지 전통시장에는 다채로운 음식들이 넘쳐났다.

기름 유출로 한때 굴 생산량이 뚝 떨어졌지만 지금은 거의 사고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고 한다. 11월 초부터 3월까지 시장에 있는 어느 집을 가든지 싱싱한 생굴을 맛볼 수 있다. 해삼물회는 살짝 해삼을 한번 데쳐내는데 새콤달콤한 국물맛이 별미다. 간자미는 회, 무침, 찜 등 여러 요리가 있지만 갓 잡은 간자미를 즉석에서 잘게 썰어 미나리, 오이 등과 함께 고추장에 무쳐내는 회무침이 일품이다.

태안에서는 물메기를 물텀뱅이라고 한다. 바닷가 포구의 식당에서도 많이 파는데 맑은 국도 좋지만 매운탕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태안의 토속 음식인 게국지는 김장하고 남은 배추와 시래기, 묵은지, 게다리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어낸다. 새의 부리와 비슷하게 생긴 새조개는 두툼하면서도 쫀득한 맛이 특징이다. 샤부샤부로 많이 먹는데 국물이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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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밀국낙지탕은 연포탕과 비슷하다. 박속을 넣고 끓여낸 맑은 국물에 산낙지를 넣어 먼저 먹은 뒤 칼국수와 수제비 등을 곁들인다. 우럭젓국은 우럭포를 먹기 좋게 자른 뒤 쌀뜨물에 파, 고추 등을 송송 썰어 넣고 끓여낸다. 소금이 아닌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태안은 묵은해를 보내기에 멋도 맛도 훌륭한 곳이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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