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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63빌딩 면세점, 1200억 적자에 조기 폐점
류진호 기자  |  khg3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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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8  12: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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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63빌딩 면세점, 1200억 적자에 조기 폐점

63빌딩 갤러리아면세점, 적자에 조기폐점
중국 관광객 기대했으나 사드 배치로 ‘눈물’
다른 면세업체도 매출 악화에 진퇴양난

2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1만153㎡(3072평)를 차지하고 있는 갤러리아면세점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폐점을 사흘 앞둔 면세점은 밖에서 봐도 썰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장은 텅 비어있었고 진열대에는 상품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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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이 남아있지 않은 갤러리아 면세점. 입생로랑 매장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이날은 면세품 구매 가능한 마지막 날이었지만 직원들은 재고 정리에 한창이었다. 판매할 상품을 보유한 매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혔다. 세 시간 동안 딱 세 명의 손님이 들어왔는데, 썰렁한 매장을 보고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이 빌딩의 아쿠아리움과 전망대에 관광객이 몰린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한 면세점 직원은 "구찌나 IWC 등은 8월부터 철수했다"며 "마지막 날까지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오늘 구매한 고객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2층 매장 직원들은 재고품을 옮기는데 한창이었다. 고급시계·보석 매장이 있는 1층과 식품·담배 매장이 있던 3층은 진입을 하지 못 하게 막혀있었다.

갤러리아면세점이 오는 30일 폐점한다. 2015년 말 문을 연 후 3년 9개월만이다. 면세점 사업권 만료는 내년 12월이지만, 면허 기간(5년)을 채우지 않고 자진 반납하는 것이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 간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백화점 영업이익(138억원)보다 큰 영업손실(201억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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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에 있는 갤러리아면세점 입구.


한화갤러리아그룹은 2015년 말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여의도 벚꽃축제와 대규모 불꽃놀이, 63빌딩의 아쿠아플래닛 등으로 관광객을 모으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2016년 상반기 중국발 사드(THAAD) 보복이 가시화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기고 따이궁(代工·보따리상)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명동)·신라(장충동)·신세계(회현)같이 지리적 위치가 좋지 않은 점과, 강남권 면세점처럼 송객수수료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원인이 됐다.

이날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남성 A(33)씨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시내 면세점을 찾아 1만 달러(1200만원)어치의 화장품을 구매한다"며 "신세계·롯데·현대는 선불카드 행사가 많은데, 여기는 행사가 별로 없어 자주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내데스크 직원도 "주로 중국인 고객들이 오긴 했는데, 오늘처럼 한산한 편이었다"고 했다.

한화갤러리아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마무리 지으면, 백화점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브랜드는 5월 중순부터 세일을 진행했고, 6월부터는 매장 영업시간을 2시간 30분 단축운영했다. 지난달부터 IWC 같은 고급 시계브랜드, 명품 브랜드 등이 매장을 비웠다.

면세점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할인행사를 해서 재고가 거의 없지만, 남은 상품은 멸각(滅却·관세청으로 이관돼 불태우는 것) 과정에 들어간다"며 "면세점 소속 직원은 내년 2월 문을 여는 광교점이나 원하는 근무지에 순차적으로 재배치 중"이라고 했다.

면세업계는 따이궁 의존현상이 지속되면, 사업권을 포기하는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허가를 받은 두타면세점은 지난해까지 6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SM면세점은 3년간 69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1973년 종로에 문을 연 동화면세점, 지난해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시내면세점 수가 2015년 6개에서 지난해 13개로 두 배 이상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3개를 신규로 발급하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신규면세점이 경쟁심화와 대기업 위주 면세점 구조를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 같다"며 "위기를 겪는 면세점들이 사업 철수를 하지 않으려면 올해 흑자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3 면세점(롯데·신라·신세계)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며 "시내면세점이 늘어나면 출혈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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