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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된 마을---영동,세종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이대겸 기자  |  khg3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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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30  11: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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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된 마을...영동·세종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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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주북1리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이 영동고속도로와 세종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있는 조감도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 뒤쪽으로 주민들이 걸어놓은 현수막이 보이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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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이런 마을이 또 있을까 싶네요.”

지난 21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주북1리(치루개마을) 입구에서 만난 강영환(60) 이장의 말이다. 그는 “이게 사람 사는 마을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을 입구에는 ‘주민 생존권 무참히 짓밟는 국토부는 각성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된 텐트가 설치돼 있었고 강 이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노인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주민 의견 무시하는 도로공사 각성하라’ ‘주민의견 무시하는 용인시는 죽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도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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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1리 마을(빨간색 원)을 둘러싸고 있는 세종고속도로 조감도. 마을입구(파란색 원) 왼쪽에는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주북1리 주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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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가구 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작고 조용한 마을이 시끄럽게 변한 것은 올 8월 세종~포천간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되면서다. 2016년 주민공청회 당시 한국도로공사 측이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올 8월 들어 슬그머니 공사를 시작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텐트 맞은편에는 세종~포천간 고속도로 6공구(안성~용인) 공사가 한창이었다. 고속도로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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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주북1리 마을 입구에 주민들이 텐트를 설치, 세종고속도로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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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텐트까지 동원해 맞서는 것은 슬그머니 공사를 강행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세종~포천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마을 옆을 지나 뒤쪽으로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구조다 보니 마을이 두 개의 고속도로 안쪽에 둘러싸이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세종~포천고속도로 조감도에도 치루개 마을과 주북1리 산업단지(25개의 크고 작은 공장이 들어서 있음) 뒤쪽 산을 돌아 영동고속도로와 접속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만7,000㎡ 규모의 마을과 산업단지가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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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주북1리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이 마을 뒤쪽으로 세종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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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이장은 “조용한 마을에 이게 무슨 난리냐”며 “지금도 마을 앞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때문에 소음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세종고속도로까지 생기면 마을이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4시간 소음과 분진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일반 국도라면 이와 연계한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변경이라도 가능하지만 고속도로 주변은 개발 자체도 안돼 재산권 행사도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함께 있던 한 주민은 “땅값이 3분의 1 토막이 났는데도 사겠다는 이가 없다”며 “정부가 마을 토지를 매입해 산업단지를 확대하고 우리는 이주시켜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이달 중순 백군기 용인시장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현재의 도로개설이 법과 원칙에 맞더라도 주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시가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도로공사 측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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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주북1리 마을이 세종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섬이 됐다면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주북1리 마을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뒤로 세종고속도로 공사구간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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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설계와 착공 전까지 주민공청회를 열었고,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도로를 마을 옆에서 200~280m 이상, 분기점도 80m 밖으로 미루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도 모두 이행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영향평가의 법정기준치도 매우 낮게 책정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대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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